현재 전해지는 우리나라 시조 가운대 170여 편을 모았다.
시조는 우리 겨레만이 가지고 있는 시가형식 중의 하나이다. 그 종류는 세 가지가 있으니 평시조ㆍ엇시조ㆍ사설시조로 나누는데 이는 문학상의 구분이요, 음악에서는 평시조ㆍ중어리시조ㆍ지름시조ㆍ엇시조ㆍ엇엮음시조ㆍ사설시조 등으로 나누고 있다.
평시조는 신라의 향가와 고려의 경기체가 및 속요에서 발전ㆍ변형되어 고려 말기에 그 형태가 갖추어져 오늘날까지 천여 년을 이어 오고 있는 것이다.
'시조'는 '시절가時節歌', '장단가長短歌' 또는 '신조新調'라고도 했는데, 당시의 시대상과 사계의 풍류는 물론이요, 인간생활의 온갖 모습을 3장 6구, 곧 45자 내외의 짧은 형식으로 노래한 정형시이다.
그러나 조선 중기부터는 그 정형성이 발전하여 다소 길어진 엇시조와 무제한으로 늘어난, 일종의 산문시에 가까워진 사설시조도 생겨 제법 다채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시조의 특징은 우선 형식의 간결미와 내용의 함축미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지은이도 왕족을 비롯하여 양반ㆍ서민ㆍ기녀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여 누구나 가까이할 수 있는 대중성 또한 지니고 있다.
또 씌어진 계기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읊어지는 것이므로 여기엔 조금의 허식이나 사전 설계가 필요 없다. 오직 담담히 대상을 관조하고 제 정서를 밖으로 펴내면 한 수의 시조가 되는 아주 자연스러운 창작 과정을 밟는다. 그래서 주제도 다양하여 인륜人倫ㆍ권계勸戒ㆍ송축頌祝ㆍ정조貞操ㆍ연군戀君ㆍ개세慨世ㆍ회고懷古ㆍ취흥醉興ㆍ규원閨怨ㆍ별한別恨ㆍ한정閑情 등 자연과 인생 전반을 휘감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시조를 읽음으로써 지은이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며 그 인품을 본받을 수도 있고, 그때그때의 사회적 상황과 조상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고 계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상보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문학박사. 국민대학교 명예교수. (재)한글재단 이사장. 한국 문학비건립동호회 회장. 저서로는 『한국 가사문학의 연구』『한국 고시가 연구』, 수필집으로 『갑사로 가는 길』『떠나기 연습』, 역서로는 『파한집』『보한집』『송와유고』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