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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침묵(외) (범우문고 003)

저항이 하나의 예술의 근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불합리와 모순된 세상의 또 다른 이면 탓이었으리라.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저자가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며 써내린 전쟁의 안타까운 현실에 다름 아니다. 레마르크의 장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전쟁의 상흔이 딱지처럼 내려앉아 있으며 '인간성 수호'라는 그의 박애적인 저항 정신이 그 상처를 곪지 않게 하려고 곳곳에서 진을 치고 있다.
저항이 하나의 예술의 근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불합리와 모순된 세상의 또 다른 이면 탓이었으리라.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저자가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며 써내린 전쟁의 안타까운 현실에 다름 아니다. 레마르크의 장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전쟁의 상흔이 딱지처럼 내려앉아 있으며 '인간성 수호'라는 그의 박애적인 저항 정신이 그 상처를 곪지 않게 하려고 곳곳에서 진을 치고 있다.
베르꼬르
프랑스가 손꼽는 레지스탕스 문학가이자 휴머니스트. 본명은 장 브륄레르(Jean Bruller)로 1902년 2월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에콜 브레게에서 전기 기사 학위를 따고, 만화가이자 삽화가로 활동하던 그에게 펜을 쥐여 준 것은 제2차 세계대전. 1940년 나치스 독일의 프랑스 점령과 함께 화필을 버리고 레지스탕스 운동에 투신한 그는 레지스탕스 문학의 모체가 된 비합버버 문예지 『심야 총서』를 창간, 베르코르라는 필명으로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전쟁 말기 파리 해방 직후에도 계속해서 단편소설을 발표하는 한편, 독일에 부역한 지식인을 겨냥한 〈프랑스 대숙청〉에 참여하여 지식인의 책무를 서슬퍼런 목소리로 증언하는 등 문인이자 비평가로서의 역할에 매진했다. 이후 말년까지도 여러 작품들을 발표했으나 전시에 누렸던 호응을 되찾지 못한 채, 1991년 6월 10일 사망했다.
소설선집 『바다의 침묵』에 수록된 「바다의 침묵」, 「별을 향한 행진」 등은 『심야 총서』를 통하여 발표한, 베르코르의 초기 소설이다. 베르코르는 이 작품들을 통해 이데올로기에 희생되는 개인들에 대하여, 그럼에도 엄연히 존재해야 하는 고귀한 인간성에 대하여 다담하면서도 직설적인 문장으로 성장한다. 특히 베르코르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이기도 한 「바다의 침묵」은 1942년 발표되자마자 영국과 미국에서까지 출판되어 많은 호응을 얻었으나 정작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 본통서는 출판이 금지되어, 수많은 프랑스 독자들이 타이프라이터와 동사기, 심지어는 수기로 베껴 돌려 읽으며 뜨거운 성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렇듯 〈심야 총서〉라는 그 이름처럼 〈밤을 틈타〉 유통되고 읽힌 그의 작품들은 프랑스인의 저항 의식을 고취했고, 전후에는 물론 현재까지 레지스탕스 문학의 백미로 손꼽히며 꾸준히 읽히고 있다.
베르코르의 다른 작품으로는 소설 「밤의 무기」(1946), 「북(北)」(1944), 「눈과 빛」(1948), 「많든 적든 인간」(1950) 등과 수필 「우리 나라의 고통」(194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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